안녕하세요. 괴정묘연쉼터입니다. 어느덧 공기가 차가워지고 한 해의 끝자락에 다다랐습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대비해 미리부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감기에 걸려버려 약과 호흡기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도 그렇듯 야옹이들도 아프면 입맛도 떨어지는 듯, 잘 먹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고 속상하던 와중에 도착한 사료를 서둘러 꺼내어 잘 먹고 있지 않은 아픈 아이에게 주었더니, 조금 뒤 오도독하고 씹는 소리가 났어요. "감사합니다~"하고 저도 모르게 두 손을 모으게 되는 순간이었어요. 환묘들도, 노묘들도, 성장기에 있는 어린 냥이들도 각각의 상황에 맞는 사료를 먹일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보내주신 츄르도 아이들 약 먹일 때는 물론 맛있는 거 달라고 냥냥 거릴 때 간식으로 하나씩 주고 있습니다. 또 먹는 것만큼이나 화장실의 위생상태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치솟은 물가에 모래 가격도 감당하기 힘들어 먼지가 나더라도 좀 더 저렴한 가격의 모래로 타협하게 되는 쉼터의 현실에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했습니다. 하루에도 버려 없어지는 화장실 모래의 양을 보며, 마음과 다르게 손은 자꾸 낮은 가격으로 향하고 있더라고요. 이번에 보내주신 모래 덕분에 먼지 날림 없는 화장실에서 쾌적하게 신나게 볼일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흐뭇합니다.
봉사자 없이 쉼터를 운영하다 보니, 회사 일과 쉼터 일에 힘을 쏟아붓고 나면 하루의 마지막은 언제나 지쳐 잠들기 바쁜 나날입니다. 매달 사료, 모래, 병원비 등 쉼터 운영비 걱정에, 또 너무 바빠 나를 위한 시간은 1도 없는 현실이 버거워질 때도 있지만, 구조할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지금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힘을 내고, 위기 때마다 손을 잡아주시는 천사님들의 사랑과 응원 속에 감사함으로 마음을 다잡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구조가 끝이 아니기에 아이들의 마지막까지 지켜주고, 좋은 가족을 찾아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함께 해주심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묘연냥들 일동) 곧장기부 천사님들,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해져라냥~~